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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쯤은, 프랑스 대학생처럼 다시 0부터 파리━━━━━━ "샹젤리제? 거기는 정말 Showing off 를 위한 곳이야. 아마 파리에서 제일 맛없는 식당이 있는 곳일거야. " 내가 파리에 와서 처음으로 먹은 스테이크가 샹젤리제 거리의 어느 노천 식당에서 파는 것이었다고 고백했을 때 니나는 기겁을 했다. 사실 니나의 집이 위치한 몽마르뜨 언덕과 그 일대도 수많은 인파의 오고감 속에서 이미 관광지를 위한 관광지가 된 듯했지만, 니나가 생각하기에 샹젤리제 거리야말로 각종 상업적인 겉치레로 맛과 멋의 실속을 잃은 지 오래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같은 공간을 두고도 사람마다 좋아하고 지키고 싶은 가치가 다르다. 누군가는 같은 이유로 샹젤리제를 사랑한다. 세련되게 발전한 자본주의와 역사적인 예술의 합작으로서. 다만 그녀에게 샹젤리제 거리의 상.. 2016. 12. 21.
몽마르뜨 언덕의 다정한 생일 저녁 다정한사람━━━━━━ "그럼 나한테 전화를 했어야지! 이틀 먼저 재워주는 건 아무 일도 아니야." 진심으로 걱정 어린 목소리가 묻어난 니나가 나를 다그친다. 니나의 집에 오기 전, 이틀밤을 신세지기로 했던 호스트에게 바람 맞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실 그 이후로 인근 한인 민박집에서 나름 맛있는 한국 밥도 먹고 한국 일행도 만나 루브르 박물관에 다녀왔다. 이튿날이 된 오늘, 몽마르뜨 언덕 근처에 위치한 니나의 집을 무사히 찾아와 짐을 풀고 있었다. 언제 나를 봤다고 오래 알던 친구처럼 나의 일을 걱정해주는 그녀가 새삼 아주 오랫동안 알아오 사람 같이 편안하다. 타지에서 극심하게 외로웠던 나는, 또 이렇게 낯선이에게서 위로를 받기도 한다. 파리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프랑스 사람이 그랬다.. 2016. 12. 21.
프랑스 파리에서 바람맞은 날 분명히 오늘 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 분명히 오늘 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Convention 역에는 아무도 없었다. 3시가 3시 10분, 3시 10분이 3시 20분으로 바뀌는 동안, 불길한 예감은 멈추지 않았다. 이상했다. 처음부터 예감이 좋은 여행이었는데. 이번 프랑스 여행 일정은 총 7일이었는데, 다행히도 전 일정 카우치 호스트를 쉽게 찾은 터였다. 그런데 첫날밤과 둘째 날 밤을 함께하기로 한 Paris에서의 호스트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문자를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이리저리 역 근처를 배회하면서 반복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결론은 빨랐다. '호스트는 오지 않는다.' 사실 이번 프랑스 여행은 23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스스로.. 2016. 12. 21.
나만의 카우치서핑 즐기기 법칙 여행길에서의 나는평소와는 조금 다르다━━━━━━ 낯선 사람들에게 쉽게 호의를 베풀고, 그들과 정말 빠른 시간 안에 수다스러워지고, 새로운 여정에 뛰어들기를 주저 하지 않는다. 트롬쇠에서 둘째날에는 독일 대학생을 만나 잔뜩 수다를 떨면서 시내의 케이블카를 보러 갔다. 노르웨이에 교환학생을 오게 된 이후로, 낯선 사람과 웃고 떠드는 일은 내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일상에서의 나는 다르다. 평균보다 낮은 붙임성, 평균보다 높은 낯가림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알아가고 가까워질 때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곁을 내어준다. 사람을 가랑비에 옷 젖는듯,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그렇다. 그래서 마음 먹은 배려심이 아니라, 잘 보이려는 친절이 아니라, 환심을 사려는 호의가 아니라, .. 2016.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