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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Simple but Serious2

10년 지기 친구 커플을 위한 결혼식 축사 전문 토요일에 친구 커플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하고 왔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소영이와 영주 커플의 결혼식이었다. 사실 축사를 하는 것은 첫 경험인지라, 결혼식 직전까지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고민이 돼서 애를 먹었다. 약 한달 전에 이 부부가 '우리 축사 너가 해주지 않을래?' 라고 했을때, 너무 쉽게 대답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축사를 한 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 대본의 몇 단락을 넘기도 전에 두 친구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모습을 마주하는 일은 친구로서 참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니까. 게다가 축사의 에피소드들을 결코 남일 처럼 느끼지지 않았을 선배, 후배들로부터 '감동적이었다'는 후기를 듣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스무살부터 서른까지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이들 부부에.. 2018. 6. 10.
두 달만에 남겨보는 첫 이직의 소회 비오는 날의 궂은 퇴근길 저녁 6시 27분. 퇴근길 버스정류장에는 비가 포슬 포슬 내렸다. 날씨 탓에 우산을 둘러쓴 사람들은 평소 보다 무리지어 보여서 버스 정류장이 인파를 감당하기 힘든 듯 해 보였다. 설마 내가 타는 버스를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아니나 다를까 버스가 오자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앞으로 몰렸다. 차마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너도 나도 버스를 놓칠 새라 앞지르는 모습들이 너무 전투적이어서 말이다.가까스로 좀비 떼들을 피해 부산행을 타고 이 공포의 도시, 서울을 탈출하려는 무고한 몸짓 같았다. 포기가 빠른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 버스를 보냈다. 다음 버스는 2분 뒤 도착인데, 급할 것도 없잖아. 퇴근길이 조금 불편해진 데에는 갑작스러운 비소식 탓만은 아니었다. 실은 얼마 전.. 2017. 7. 6.